‹ 무료 가이드

02 · 시급 10,320원은 시급이 아니다

사람 한 명을 쓴다는 것

인건비는 시급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주휴수당·4대보험·퇴직금에 채용과 교육, 그리고 그만두는 일까지 넣고 계산해 봅니다. 사람이 있어야 하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가르는 기준까지.

읽는 데 약 11분 · 무료

한 줄로 줄이면

  • 시급 10,320원짜리 일은 실제로 시간당 14,800원을 넘습니다.
  • 가장 큰 비용은 급여가 아니라 가르치는 시간과 다시 뽑는 일입니다.
  • 일감이 들쭉날쭉한 1인 사업에 고정 인건비는 특히 위험합니다.

일이 넘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답은 사람입니다. 한 명만 쓰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막상 계산해 보면, 생각한 금액과 실제로 나가는 금액이 꽤 다릅니다.

이 글은 사람을 쓰지 말자는 글이 아닙니다. 쓸 자리와 안 쓸 자리를 가르자는 글입니다. 그러려면 먼저 값을 정확히 알아야 합니다.

1. 시급 옆에 붙는 것들

2026년 최저임금은 시간급 10,320원입니다. 하지만 사업주가 실제로 내는 돈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그림시급 10,320원이 실제로 얼마가 되는지

최저임금

10,320원

고시 금액

+ 주휴수당

12,384원

주 15시간 이상이면 하루치를 더

+ 4대보험

13,746원

사업주 부담 약 11%

+ 퇴직금 적립

14,804원

1년 이상 일하면 30일분

같은 한 시간인데 43% 더 나갑니다.

  • 주휴수당 — 주 15시간 이상 일하고 정해진 날을 채우면 하루치 임금을 더 줘야 합니다. 실지급 기준으로 약 1.2배가 됩니다.
  • 4대보험 사업주 부담 — 국민연금 4.5%, 건강보험과 장기요양 약 4%, 고용보험 약 1.15%, 산재보험 평균 1.47%. 합치면 급여의 약 11%입니다.
  • 퇴직금 — 1년 이상 일하고 주 15시간 이상이면 30일분 평균임금이 쌓입니다. 매달 적립한다고 보면 약 8%가 더 붙습니다.

시급 10,320원으로 알고 시작한 일이, 실제로는 시간당 14,800원 안팎이 됩니다. 여기에 식대나 교통비를 챙겨 준다면 더 올라갑니다. 근무 형태와 업종에 따라 달라지므로 정확한 금액은 세무·노무 전문가에게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출처: 고용노동부, 2026년 적용 최저임금 고시

2. 급여보다 비싼 것

여기까지는 계산이 되는 돈입니다. 진짜 부담은 계산서에 안 찍히는 쪽에 있습니다.

그림보이는 비용과 안 보이는 비용

계산서에 찍히는 비용

  • 월급
  • 주휴수당
  • 4대보험
  • 퇴직금

찍히지 않는 비용 — 전부 대표의 시간입니다

  • 공고 올리고 이력서 보는 시간
  • 면접 보는 시간
  • 일을 가르치는 시간
  • 맡기고도 확인하는 시간
  • 실수를 되돌리는 비용
  • 그만두면 처음부터 다시

물 아래 있는 것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전부 대표의 시간이라는 점입니다. 공고를 올리는 것도, 면접을 보는 것도, 일을 가르치는 것도, 맡기고 나서 확인하는 것도 대표가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을 쓴다는 것은 돈을 쓰는 동시에 시간을 더 쓰는 일이기도 합니다.

특히 가르치는 시간은 만만치 않습니다. 우리 상품의 기준, 자주 틀리는 지점, 매입처와 나눈 대화, 이건 이렇게 처리한다는 암묵적인 규칙. 이걸 말로 옮기는 일 자체가 며칠 걸립니다. 그리고 가르치는 동안에는 내 생산이 오히려 줄어듭니다.

사람을 쓰는 비용의 절반은 월급이고, 나머지 절반은 대표의 시간입니다.

3. 그리고 사람은 그만둡니다

가장 크게 어긋나는 지점이 여기입니다. 겨우 일을 가르쳐 놓으면 그만둡니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시장 전체가 그렇게 움직입니다.

그림한 달에 얼마나 그만두는가

월 4.9%

한 달 사이 일을 그만둔 비율

2026년 5월 한 달 동안 새로 들어온 사람 95만 4천 명, 그만둔 사람 95만 2천 명.

이 속도가 1년 이어지면

처음 있던 사람 중 55% 정도만 남습니다. 가르친 것도 같이 나갑니다.

출처: 고용노동부 2026년 5월 사업체노동력조사. 1년 계산은 이 비율이 그대로 이어진다고 가정한 예시입니다.

그만두면 쌓인 것이 같이 나갑니다. 다음 사람이 오면 처음부터 다시 가르쳐야 하고, 그동안 다시 대표의 시간이 들어갑니다. 이 반복이 1인 사업자에게는 특히 버겁습니다. 큰 회사는 매뉴얼과 인수인계 체계로 버티지만, 혼자 일하는 사람에게는 그 체계를 만들 여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4. 가르치는 데 드는 시간을 재 보면

“한 주면 가르치겠지”라고 생각하고 시작했다가 한 달이 지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가르치는 일이 한 번에 끝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통 이런 순서로 갑니다.

  • 첫 주 — 옆에 앉혀 놓고 같이 합니다. 내 속도는 절반으로 떨어집니다.
  • 둘째 주 — 혼자 하게 두고 결과를 전부 확인합니다. 확인하는 시간이 직접 하는 시간과 비슷합니다.
  • 셋째 주부터 — 확인을 줄여 갑니다. 대신 예외가 생길 때마다 물어봅니다.
  • 그 뒤로도 — 플랫폼이 바뀌거나 새 품목이 들어오면 다시 가르칩니다.

여기서 잘 놓치는 것이 두 번째 줄입니다. 맡겼는데도 확인해야 한다면 그 기간에는 두 사람이 같은 일을 하는 셈입니다. 그리고 이 기간은 일이 복잡할수록 길어집니다.

게다가 가르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없습니다. 우리 기준을 가장 잘 아는 사람, 즉 대표가 해야 합니다. 그러니까 사람을 쓰기로 한 순간, 대표는 가장 비싼 시간을 교육에 먼저 내놓게 됩니다.

5. 파트타임·외주는 다를까

정규직이 부담스러우면 파트타임이나 건별 외주를 떠올리게 됩니다. 각각 장단이 뚜렷합니다.

방식장단점
파트타임부담은 줄지만 주 15시간을 넘기면 주휴수당과 4대보험이 그대로 따라옵니다.
건별 외주일이 없으면 안 나갑니다. 대신 우리 기준을 매번 설명해야 하고, 품질이 들쭉날쭉합니다.
가족·지인싸게 시작하지만 기준을 세우기 어렵고, 틀어지면 관계까지 상합니다.
어느 쪽이든 '가르치고 확인하는 대표의 시간'은 줄지 않습니다.

세 방식의 공통점이 보입니다. 사람에게 넘기는 한, 설명하고 확인하는 일은 남습니다. 넘기는 대상이 사람이면 그 비용은 사라지지 않고 형태만 바뀝니다.

6. 1인 사업에 고정비가 위험한 이유

온라인 판매는 달마다 들쭉날쭉합니다. 잘 되는 달과 안 되는 달의 차이가 큽니다. 그런데 사람의 급여는 매달 같습니다. 매출이 반으로 줄어도 급여는 그대로 나갑니다.

상황무슨 일이 생기나
성수기 — 주문이 두 배사람을 써서 넘긴다. 잘 굴러간다.
비수기 — 주문이 반으로일은 줄었는데 급여는 그대로 나간다.
플랫폼 정책 변경일의 모양이 바뀌어 다시 가르쳐야 한다.
사람이 그만둠가르친 것이 사라지고 성수기 직전에 공백이 생긴다.
1인 사업에서 흔히 마주치는 네 장면입니다.

게다가 일이 줄었다고 사람을 쉽게 내보낼 수도 없습니다. 근로계약은 지켜야 할 것이 많고, 그래야 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쓰는 결정은 “지금 일이 많다”가 아니라 “이 일이 앞으로도 계속 있을 것이다”가 확실할 때 해야 합니다.

7. 사람이 나은 일, 프로그램이 나은 일

오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사람을 쓰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람이어야만 되는 일이 분명히 있습니다.

사람이 나은 일프로그램이 나은 일
화난 고객을 달래는 일같은 질문에 같은 답을 하는 일
매입처와 단가를 협상하는 일여러 곳의 단가를 모아 비교하는 일
무엇을 팔지 정하는 일정해진 기준으로 후보를 추리는 일
사진과 문구의 느낌을 고르는 일정해진 양식으로 등록하는 일
예외 상황을 판단하는 일예외가 아닌 것을 전부 처리하는 일

왼쪽은 판단과 관계가 들어가는 일입니다. 사람마다 결과가 달라지고, 잘하면 확실히 더 좋아집니다. 오른쪽은 규칙이 정해져 있고 반복되는 일입니다. 누가 해도 결과가 같아야 정상이고, 사람이 하면 오히려 실수가 생깁니다.

오른쪽을 사람에게 맡기면 비싸고 불안정합니다. 왼쪽을 프로그램에 맡기면 사고가 납니다. 자리를 바꿔 쓰는 것이 가장 흔한 실수입니다.

8. 두 방식을 같은 자로 재 보기

반복 작업 하나를 놓고 세 가지 방식을 비교하면 이렇게 됩니다.

방식한 달에 드는 것
내가 직접34시간 + 그 시간에 못 한 일
사람을 써서약 47만원 + 가르치고 확인하는 대표의 시간
프로그램에 넘겨서쓰는 값 + 결과를 훑어보는 시간 (하루 5분 정도)
월 120개를 기준으로 한 예시입니다. 프로그램 비용은 무엇을 쓰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세 번째 줄에서 눈여겨볼 것은 금액이 아니라 마지막 칸입니다. 앞의 두 방식은 규모가 커지면 비용도 같이 커지지만, 세 번째는 거의 그대로입니다. 120개를 하든 300개를 하든 확인하는 시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9. 정리

  • 시급 10,320원짜리 일은 주휴수당·4대보험·퇴직금까지 넣으면 시간당 14,800원 안팎이 됩니다.
  • 여기에 뽑고 가르치고 확인하는 대표의 시간이 더 붙습니다. 이쪽이 더 클 때가 많습니다.
  • 한 달 이직률이 4.9%입니다. 가르친 것이 남아 있으리라는 전제로 계획을 세우면 어긋납니다.
  • 판단과 관계가 들어가는 일에는 사람을, 규칙이 정해진 반복에는 프로그램을 씁니다.

그러면 반복되는 일은 어디까지 넘겨도 되는가. 다음 글에서 그 선을 긋습니다.